일단 책 내용은 둘째치고 정말 읽기가 힘들다. 개인적으로 번역이 나랑 너무 안 맞는다. 이런 식의 번역은 처음 접해서 내가 적응을 못 하는 건지 정말 번역이 이상한 건지 모르겠다.

다음은 책의 일부를 발췌한 것인데 눈에 걸려서 매끄럽게 읽히지 않는 부분에 줄을 쳐 보았다.


다음 날 오후, 엄마는 또 다른 면접을 보러 나가 있고, 할머니는 점심도 거르고 계속 잠을 잔다. 그건 흔치 않은 일이다. 89쪽



보통은 '나갔고' 라고 하지 않나? 그리고 좀 더 예민하게 따지자면 문맥상으로는 '이건'이라고 표현하는 게 더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원글의 표현이 독특한 줄 알았다. 화자가 아이인데다, 등장인물 중 할머니는 이민 1세대이기때문이라고.


엄마가 잔뜩 곤두섰다. 11쪽

우리 앞 길 위에 어떤 동물이 누워 있다. 13쪽



처음엔 이런 표현들이 아이의 입장에서 나오는 독특한 표현법을 나타내려고 어색하게 쓴 것인 줄 알았다.

그런데 읽을 수록 더 읽기가 힘들만큼 거슬리는 표현이 너무 많다. 그렇다보니 나중에 가선 별 것 아닌 것도 다 따져보게 되고 읽기가 싫어진다. 이런 책은 처음이다. 책 내용이 아니라 글이 어색해서 짜증이 나는 책이라니.

번역하신 분은 이 책 말고도 번역을 많이 하셨던데, 개인적으로는 이 분이 옮긴 책은 가능한 앞으로 피해서 읽을 듯하다. AI가 번역하 줄 😩


옮긴이: 강나은



책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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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타운 - 프레드릭 배크만  (0) 2024.11.08



배크만의 이야기는 술술 읽힌다. 일단 보편적인 시각이 좋다. 그런 중에 세상에 대한 통찰력이 돋보이는 부분에서 감탄한다.

"어떤 인간을 더 이상 인간으로 보지 말자고 서로를 설득하는 건 금방이면 된다. 충분히 많은 사람들이 충분히 많은 시간 동안 침묵하면 목소리를 내는 소수가 너 나 할 것 없이 악을 쓰는 듯한 인상을 풍길 수 있다." p.375

하지만 대체적으로 재미있는 문장의 연속이다. 이 사람의 유머코드가 너무 취향이다. 읽다가 혼자 피식피식 거리고는 한다.

"이삭을 잃었을 때는 가끔 적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벌 받아 마땅한 죄인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느님과 대화를 나눠보라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묘비에 새겨진 연도를 손끝으로 더듬는 부모의 입장이 되어 보면 하나님과 정상적인 대화를 나누거나 신의 존재를 믿기가 쉽지 않다." p.376




《불안한 사람들》에서 오~ 했고, 《오베라는 남자》에서 펑펑 울고. 이제는 누가 좋아하는 작가를 물으면 박완서와 함께 프레드릭 배크만을 꼽겠다. 많은 이야기를 써 주었으면 좋겠다. 내일은 《베어타운》 후속작인 《우리와 당신들》을 읽을 예정이다. 너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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