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크만의 이야기는 술술 읽힌다. 일단 보편적인 시각이 좋다. 그런 중에 세상에 대한 통찰력이 돋보이는 부분에서 감탄한다.
"어떤 인간을 더 이상 인간으로 보지 말자고 서로를 설득하는 건 금방이면 된다. 충분히 많은 사람들이 충분히 많은 시간 동안 침묵하면 목소리를 내는 소수가 너 나 할 것 없이 악을 쓰는 듯한 인상을 풍길 수 있다." p.375
하지만 대체적으로 재미있는 문장의 연속이다. 이 사람의 유머코드가 너무 취향이다. 읽다가 혼자 피식피식 거리고는 한다.
"이삭을 잃었을 때는 가끔 적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벌 받아 마땅한 죄인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느님과 대화를 나눠보라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묘비에 새겨진 연도를 손끝으로 더듬는 부모의 입장이 되어 보면 하나님과 정상적인 대화를 나누거나 신의 존재를 믿기가 쉽지 않다." p.376
《불안한 사람들》에서 오~ 했고, 《오베라는 남자》에서 펑펑 울고. 이제는 누가 좋아하는 작가를 물으면 박완서와 함께 프레드릭 배크만을 꼽겠다. 많은 이야기를 써 주었으면 좋겠다. 내일은 《베어타운》 후속작인 《우리와 당신들》을 읽을 예정이다. 너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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